이경일 회사원

병의 절반은 본인 스스로가 고친다는 말이 있다. 약효가 전혀 없는 약을 특효약이라고 환자에게 투약한다. 그러면 환자는 정말 특효약이란 말을 믿고 자기병이 치료된다는 긍정적 생각을 갖게 되면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 병이 호전 된다는 이야기다. 의사의 말속에 믿음을 갖기 때문이다. 제 1·2차 세계대전 중에 전방부대 군 의료원에서는 자고나면 늘어나는 부상병들 때문에 준비한 약이 떨어져 가는데 자꾸만 부상병은 증가한다.

이에 의사들은 고민 끝에 환자들을 안심시키려고 전혀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이 병에 특효약이라고 속이고 투약하였다. 그 후 며칠이 지나자 가짜 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병세가 상당히 호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것은 환자를 속이려고 일부러 투약하기보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꾀하고자 투여했던 것이다. 그런데 거짓말같이 호전되는 양상이 보인 것이다. 이는 환자들이 특효약을 먹었으니 당연히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자기 암시로 인한 치료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를 위약효과(僞藥效果)라고 하는데 서양에서는 플라시보 이펙트(placebo effect)라고 부른다. placebo는 ‘내가 너를 편안케 해 주겠다’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나온 말이다. 자기암시를 처음으로 체계화시킨 사람은 프랑스의 의사 에밀 쿠에(Emile Coue;1857~1926)였다. 그는 의사 겸 약리학자인데 직접 임상실험을 통해 위약의 효과를 확인하고 1922년 에세이집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에서 상상의 힘은 의지보다 강하다고 주장한다.

얼마 전 미국 ABC 방송사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가짜 약을 환자에게 투여하면서 환자만 모르는 경우와 의사와 환자 모두가 가짜 약인지 모르는 경우로 나누어서 실험을 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의사와 환자 모두 모르는 경우가 효과가 더욱 높았다는 것이다. 이유는 환자의 확신에다 의사의 믿음이 더해져서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성공도 마찬가지다.

성공하겠다는 의지만 가지고는 성공에 이르기가 어렵다.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공을 즐겁게 상상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을 ‘유인력의 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성공이란, 돈이 많고 저명한 인사가 되는 것보다도 자기가 목적하는바가 이루어지는 것이 성공이다. 두려움을 믿는 사람은 두려움만이 머릿속에 가득하고 밝음을 믿는 사람은 밝은 빛으로 가득 차있다. 이것은 우리의 생각 에너지가 긍정을 끌어당기는 힘을 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요법으로 ‘플라시보 효과’를 많이 사용했다. 어렸을 때 배탈이 나면 배를 어머니께서 살살 문지르면서 ‘엄마 손은 약손’하면서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 놀라운 것은 가벼운 증상의 경우 엄마 손은 실제로 약손처럼 아팠던 배가 효과를 발휘하여 좋아진다는 것이다. ‘엄마 손은 약손 효과’도 바로 ‘위약효과’라고 볼 수 있다. 약손의 비밀은 엄마 손이 정말로 약손이라고 믿는 아이의 뇌에서 엔도르핀(endorophin:뇌에서 분비되는, 진통 작용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엄마의 손에서 신비한 물질이 나와서가 아니고, 엄마에 대한 아이의 심리적 안정으로 뇌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인하여 통증이 사라지도록 만든 것이다. 음악가들은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연주를 하면 두통이 사라지기도 하는데 이것도 플라시보 효과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꼭 질병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사에서도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과학적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 하겠지만 확실한 것은 긍정의 힘은 무한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한 플라세보 효과는 위약 효과라기보다는 세상을 보는 태도를 바꾸면 모든 것이 부정보다 긍정이 앞서기 때문에 매사에 긍정적으로 대처하게 되므로 긍정적인 측면이 더 발달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지론이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