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국회 출입증은 의원실이나 언론사가 신청하면 국회 방호과에서 경찰의 간단한 신원조회를 거친 뒤 발급한다. 의원실의 보좌관·비서관·입법 보조원들에게는 의원 임기내에 사용 가능한 상시 출입증을 발급해 준다.

출입 기자는 언론사별로 수량이 엄격히 할당된 2년 한도의 녹색 ‘상시 출입증’과 추가 인원 투입이 불가피할 때 1년 단위로 갱신하는 주황색 장기 출입증을 내 주는 것으로 안다.

출입증이 없을 경우 국회본관이나 의원회관에 출입하려면 안내 데스크에 만나는 사람, 방문 목적 등을 기재한 신청서와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맡겨야 한다. 그리고 소지품 검사를 받는다. 의심스러울 경우 의원실에 직접 확인한 뒤 방문증을 내준다. 하루를 넘길 수 없는 일시 통행증이다. 아울러 의원 회관 뒤쪽 지하 민원실로 한참 돌아 들어가야 했던 과거와 달리 방문증을 달고도 앞문으로 출입할 수 있어 그나마 개선된 것이다.

상시 출입증 소지자는 이런 절차를 모두 뛰어 넘는다. 본회의장과 의원 전용 목욕탕을 제외한 국회 안 어디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사실상 24시간 출입이 가능하다. 의원이나 보좌진과의 만남도 그만큼 수월하다. 의원 회관을 돌면서 눈에 띄면 들어가 만나는 식이다. 국회도서관, 치과 등 의료시설과 휘트니스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주차에 밥값도 할인된다. 국회 본청 구내식당을 기준으로 상시 출입증 소지자는 한끼에 3,600원, 출입증이 없으면 4,800원을 내야 한다.

자유한국당 박모 의원의 아들 양모 씨가 입법 보조원으로 24시간 국회출입이 가능한 상시 출입증을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 민간기업의 대관과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양씨에게 매일 방문증을 쓰고 국회를 드나드는 것은 어쩌면 번거로운 일일 수 있다. 기업관련 입법 정보 수집이나 민원처리, 그리고 의원들을 만나는데도 적지 않은 불편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어머니인 국회의원실 소속으로 상시 출입증을 받은건 명백한 ‘특혜’다.

박의원은 “아들과 보좌진이 부탁해서 한 일 같다”고 말했단다. “의원이 엄마이고 아빠면 국회 들어오는 게 뭐가 어렵겠느냐? 절반 이상 관리를 해주는 건 사실”이라고도 했다는 것이다. 자신은 구체적으로 모르는 일이지만 의원 아들을 챙기는 게 그리 유별난 일도 아니라고?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의원, 방송일을 가르친다며 국회 방송을 들락거리는 중진의원까지 자식 사랑이 넘치는 별난 의원은 과거에도 여럿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지나친 특혜가 아닐까? 평범한 국민의 입장과 비교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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