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최근 각종 농업관련 통계를 보면 정말 한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농산물 수출 실적이나 농업법인 및 화훼 농가수, 돼지 생산비 등에 대한 통계 수치가 너무 엉터리다. 이런 농업통계를 아직도 해당 정책수립이나 사업시행에 참고자료로 활용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한국농수산물유통센터가 집계한 신선 농축산물 수출실적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농축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수출 품목의 생산지가 아닌 대행업체 등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한 한국무역통계 진흥원 통계자료를 이용하고 있다. 그 결과 2017년 국내 신선 농축산물 수출 실적은 서울시가 전체 물량의 2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농축산물유통공사의 농수산식품 수출지원정보는 수출 품목 생산지가 빠진 집계 방식을 지금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업법인수도 2015년말 기준 ‘농업법인실태조사’에는 24,825개인데 반해 ‘농업법인조사’에서는 18,757개로 나온다. 같은 기간에 동일한 대상에 대해 조사한 것인데도 강제성 여부에 따라 무려 6,068개나 차이가 난다.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돼지 생산비 통계도 조사대상을 일부 선도 농가에 국한해 그 정확성에 의문이 든다.

그리고 비육돈 생체 100㎏당 생산비를 통계청은 283,648원으로 보는데 반해 사육농가는 303,400원으로 주장하고 있어 2만 원 정도의 차이가 난다. 또한 화훼농가수도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기준 7,321명으로 집계하고 있는 반면 화훼 생산자 단체는 2만 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는 상황인데 조사기관이나 방법에 따라 차이가 나도 너무 심하게 나는 현상이다.

정부 정책등을 계획하거나 평가할 때 초기 자료로 삼는 것이 관련분야 통계다. 하기 때문에 기초자료가 부실하거나 엉뚱한 통계를 참고로 한 농업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농축산식품부는 일부 농업 통계가 부실한 것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정책을 수립하거나 시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감안해 오류를 최대한 줄이도록 하고 있어 우려할 정도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 비중이 전국의 1% 정도에 불과한 서울시가 신선 농산물 수출실적 1위라는 수치가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관련 예산을 뒷받침하든 조사방식을 개선하든 조속히 농업통계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농업의 각종 통계가 부실한 상황에서는 우리의 농업선진화는 사실상 이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병희 홍농읍 노인대학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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