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룡 해룡중학교 진로진학상담 교사

자녀를 잘 키울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자녀 둘을 벌써 사회인과 대학 졸업반 학생으로 두고 있는 부모가 되었다. 나는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성현의 말씀처럼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 노력했다. 그런데 막상 가정에서는 우리 아이들을 키워오며 미력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음을 반성하게 된다. 나는 작년부터 포스터 클레인과 짐 페이의 공동저서 ‘아이는 책임감을 어떻게 배우나.’를 읽고 부모가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이 매우 컸다. 이 책에서는 부모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헬리콥터유형 부모는 아이가 해야 할 일을 부모가 떠맡아서 한다. 그리고 아이가 능력이 없다거나 책임감이 없다는 의미의 말과 행동을 자주 한다.

둘째 훈련관 유형 부모는 아이가 자기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일이 말한다.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주지는 않고 심한 말만 많이 한다.

셋째 컨설턴트 유형 부모는 스스로 모범이 되어 아이가 자기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보여준다. 그리고 주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말은 아낀다.

세 가지 부모의 유형을 정리하면서 나는 아마도 말만 앞세워 아이들을 몰아세운 훈련관이 아닐까싶다. 그러면서 나는 맹자의 어머니를 생각하게 된다. 맹자가 아직 어렸을 때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의 공부와 성공을 위해 3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 고사를 귀가 닳도록 들어왔지만 일반적인 관점이 아닌 부모가 할 수 있는 일과 비전의 관점으로 나는 오늘 바라본다. ‘맹모삼천지교’의 고사에서 맹자의 어머니는 컨설턴트유형의 부모라고 생각된다.

이 고사를 일반적인 해석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공동묘지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 인간의 죽음을 공부하고 삶의 유한함과 진지함을 알게 하는 도구였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 한 후 맹자의 어머니는 시장 근처로 이사를 한다. 시장 상인들의 치열한 삶의 모습 속에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삶과 죽음의 바른 목적을 알게 한 이후에 비로소 학문에 정진하도록 했다는 해석이 있다.

미성년자인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 자라가는 환경을 바꿀 수는 없다. 그래서 부모와 어른들은 공부와 학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적지 않은 시간과 재력을 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나와 같은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학습 환경의 개선이 아닌 아이의 생각과 결정에 개입하여 어른의 관점으로 변화를 강요했다. 그것이 부모세대가 살면서 경험하고 체득한 일반적인 성공의 프레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따져볼 수 있도록 돕고, 아이 스스로가 결정하게 기다리는 자세가 복잡하고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부모에게 필요한 덕목이라 느껴진다.

맹자의 어머니를 우리는 학부모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모는 그 역할을 다하고 아이의 삶에 부도덕한 결정이나 인륜에 어긋나는 행위 이외에는 간섭하지 않는 현명한 자세를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자녀를 잘 키울 방법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고민은 분명 나의 문제만으로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승룡 해룡중학교 진로진학상담 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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