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숙희 영광고등학교 교사

“여러분 시험 잘 보세요. 파이팅!”

“선생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볼게요.”

1학기 기말고사가 시작되는 아침 7시 40분, 영광고 교사들이 1층 홈베이스 앞에서 사랑하는 제자들의 손에 초코파이를 쥐어주며 응원하는 학생맞이 풍경이다. 새벽까지 공부하느라고 힘든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들어서는 학생들을 격려했다. 불현듯 지난 1월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진학지도 유공교원 국외연수에서 만났던 네덜란드 고등학생들 얼굴이 오버랩 됐다.

독일·벨기에·네달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의 학교 방문을 통해 교육과정 및 진로교육 시스템을 이해하고 파악함이 우리 연수의 목적이었다. 제일 먼저 방문한 독일의 Gymnasium은 아비투어를 통해 응시하여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다니며 사회성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을 제공받고 있었다. 학생 회의를 통해 의사소통능력을 신장시키고 회의 방법을 익히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 관련 연구활동과 과제해결을 하면서 진로에 대한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방문 국가 중 가장 인상적인 학교는 네덜란드의 중등학교인 Fortes Lyceum. 우리 일행이 교정에 도착한 오전 10시. 하얀 눈밭을 가르며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고 있었다. 등교시간이 원래 늦나보다 했는데 네덜란드 고교생들은 시험기간에 대학교처럼 교과별로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일찍 등교하지도 않아도 되고, 시험 준비를 위해 밤을 새우는 경우도 없다고 말했다.

내신 성적의 부담감으로 초조함과 긴장감을 감출 수 없는 우리 학생들과는 달리 학생들의 표정은 무척 여유롭고 밝아 보였다. 학교 교육과정을 소개받은 후 우리나라의 방과후학교를 벤치마킹했다는 수업에 참관했다. 학생들은 네 명씩 조별 활동을 하며 인터넷을 통해 기업의 조직 체계와 관련한 자료를 찾기도 했고, 모형 선박을 제작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 기업에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자신이 선택한 기업의 과제를 수행하고, 그 결과가 나중에 취업이나 혹은 대학 진학을 결정할 때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한 남학생이 우리 일행에게 본인이 만든 모형선박을 보여주었다. 선박 안은 복잡한 모터장치와 전선들이 얽혀 있었다. 선박의 동력기관에 대해 연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선박을 설명하는 학생의 표정에는 꿈에 대한 도전과 열정이 미소가 함께 어우러졌다.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Fortes Lyceum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우리 고3 담임들에게 시사하는 바 컸다. 한국에서 배워갔다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학생들에게도 진로탐색 및 구체적 체험의 기회가 좀 더 제공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우리 학생들도 자신의 꿈에 즐거워하며 몰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의 기회를 많이 가져 보기를, 그리고 그 꿈이 자신에게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가져 보기를 권한다.

얼마 전 남북미정상들이 함께 하던 날, 비무장지대 도라산 전망대에 있는 ‘하나 둘 셋 스윙!’이라는 그네가 방송에서 재조명 되었다. 셋이 모두 한 마음으로 힘을 주어야만이 중력을 거스르고 하늘로 오를 수 있다는 그 그네처럼, 숨 가쁘게 달려 온 우리 고3 수험생, 학부모님과 학교가 한 마음으로 학생들의 꿈의 도전을 응원할 때 창공을 향한 그들의 힘찬 도약은 더욱 푸르고 당당할 것이다.

임숙희 영광고등학교 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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