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윤 영광염산중학교 교장

작금의 언론사에게는 온통 조국장관만 보이는 듯하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될 때부터 시작하여 장관으로 임명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조국장관의 젊은 날의 사상적 배경에서부터 시작하여 평소에 SNS을 비롯한 각종 기고 글에 따른 언행불일치를 질타하는 내용은 물론, 가족에 얽힌 수많은 의혹 등등. 냉혹함을 넘어서 너무도 가혹할 정도이다.

처음에는 국민적 관심이 별로 없는 듯 했으나 자녀의 입시 의혹과 연관된 ‘스펙’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나오면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으로 급상승하게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어 씁쓸하다. 논문의 제1저자, 총장 명의 표창장, 몇몇 유명대학의 인턴활동인증서 등에 얽힌 의혹 등 말이다. 이 모든 것은 이 나라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쉽게 근접할 수 없는 스펙들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의혹은 젊은이들에게는 허탈함과 비통함을 일으켰고, 자녀를 키운 부모님들에게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도록 했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의혹들에 대한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아마도 양극화가 심화된 갈등 사회에서 소수의 기득권층이 자사고 제도나 대입의 다양한 특별전형의 빈틈을 노리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공교육 시스템을 이용하였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던 우리는 여기서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공교육에 관한 냉철한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반문하게 된다. 자사고 제도나 학생종합생활기록부전형 입시제도의 그 타당성에 대해 논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정형화된 시험점수에 맞춰 줄 세우기에 급급한 경쟁교육을 마치 무슨 절대적 선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면서 1등만을 강조하고, 1등한 사람만을 우리사회의 인재로 인정해 주고 그들에게 많은 혜택을 부여했던 풍토에 아직도 오늘을 사는 기성세대들이나 젊은이들이 젖어있지는 않는지…. 우리사회체제가 아직도 그런 틀에 고정되어 있지는 않는지…. 그래서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철히 되짚어 보아야 할 것 같다.(사실은 아직도 그런 것 같아 서글퍼지기도 한다.)

미래학자들이 오늘날을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정의를 내린지는 어느덧 십여 년이 지났다. 그렇다면 미래의 시대를 우리는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인가? 굳이 말하라고 한다면 ‘모른다’가 그 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흔히들 정확히 표현할 수 없어 ‘4차 혁명 시대’라고만 부르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의 학생들은 불확실성 시대가 아닌 모르는 시대를 대비하여 배우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수치화된 1~2점, 아니 10점~20점의 점수 차로 1등한 인재가 미래에는 더 이상 인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공지능(AI)·빅테이터·사물인터넷과 연계하는 가상(Virtual)세계의 융합 등 소위 CPS(Cyber-Phsical System)로 대변되는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4차 혁명’ 사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살려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민주시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소통하고 공감해야만 한다. 따라서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활용하고 경쟁하면서 주어지는 더 많은 사회적 혜택을 또 다시 자기만의 기득권을 확장하는 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미래사회가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이다.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인식의 변화를 가져와야만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다음에도 또다시 제2의 조국 자녀와 같은 부끄러운 의혹들이 계속해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조국장관 자녀의 스펙을 활용한 입시의혹의 잘 잘못을 따지기 전에 피켓을 든 젊은 세대부터 삭발하는 분들에 이르기까지 국민 모두가 냉철하게 교육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이것만이 진정 교육을 걱정하는 태도이자 미래를 위한 교육의 바른 길이라 여겨진다. 사람을 기르는 ‘가르침’과 ‘배움’에 대해 늘 고민 할 수밖에 없는 필자로서는 더욱 간절해진다. 모두가 진정성을 가지고 함께 할 때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모두에게 희망이 되리라 믿는다.

정광윤 영광염산중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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