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이순신의 3차 출격으로 일본에서는 수륙 병진계획이 좌절되고 만다. 모자란 화약과 화포를 실은 배가 섬멸되는 바람에 히데요시는 해전 금지령까지 내렸다. 해전에 강한 일본군이었지만 이순신을 당해 낼 도리가 없었다. 보급물자 차단도 성과가 컸지만 전투 병력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피해가 심했다. 해전에서 이렇게 참패를 당한 일본은 보급로를 육지로 결국은 바꾸기로 한다.

임진왜란 당시 식량을 현지조달계획을 세웠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으나 일본 현대학자들에 의하면 물자는 본국 수송 작전을 정설로 본다. 처음에 해로를 통해 물자를 수송하려고 했던 것은 부산에서 북으로 길이 험하기 때문이다. 보급물자는 식량뿐 아니라 조총, 탄환, 조총부속 및 화약 각종 병장기 등 여러 소모성 물품이 필요했다. 그래서 수로를 택했는데 이순신을 만나 초토화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순신의 공로는 적의 해상작전 전체의 봉쇄이자 보급로 차단이었으며 이를 통해 적의 전략 자체가 무너지고 사기마저 말이 아니었다. 이순신은 8월8일 왜군이 김해와 양산등지로 도주하려 한다는 정보를 받고 이미 일본군의 본거지가 되어버린 부산을 직접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8월24일 직접 공격하기에 이른다. 이 전투는 일본군이 전력을 상실하여 가는 곳마다 승리였다.

왜선 100여척을 수장시키고 일본군 전사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아군은 6명만 전사했으나 이순신이 신임하고 아끼던 녹도만호 정운이 전사하는 바람에 큰 승리를 거두고도 우울한 귀환을 했다. 이 전투 이후 일본군은 아예 수군을 기피하며 해전을 하려 들지 않는다. 그때부터 왜군은 각지에 왜성을 쌓고 촘촘하게 함선을 배치하여 수군이 공격하기 어렵도록 만들어 장기전에 대비한다.

임진년 이순신의 공적은, 첫째 해상에서 승전을 통하여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의병이 일어나는 계기도 만들었다. 말하자면 해상의 승리가 없었다면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임금을 비롯한 양반에서 노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도망가기에 바쁜 상황 속에서 해상에서의 승전이 자긍심을 높여 왜군에 저항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둘째 왜군의 주력은 육군이 아닌 수군으로서 수군을 제압하므로 전쟁수행에 막대한 차질을 가져오게 했다. 당초 일본의 전략을 수륙 양동작전이었는데 수군은 승리를 장담했었다. 그러나 수군이 무너지자 사기를 상실했다고 보아야 한다. 수군 패배로 인하여 보급이 차단되는 바람에 육군은 고립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셋째 곡창지대인 호남지역을 수호함으로서 조선군의 보급선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유일하게 호남이 온전하게 보전되어서 나중에 명군의 파병과 전쟁 수행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 특히 이순신은 전력을 유지 하면서도 둔전에 힘쓰고 백성들을 보호함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인심을 얻었다.

1593년 2월6일 조선 수군은 5차 출전을 하여 옥포에서 왜군을 7차례나 공격해서 왜선은 격멸했으나 육지에서 왜성을 쌓고 버티는 전략으로 대응방침을 바꾸는 바람에 이 전과 같은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8월 15일 삼도 수군통제사에 임명되었고 조선의 모든 수군은 이순신의 명령에 따라야 했다. 1594년 6차 출전은 당황포 싸움인데 왜선 300척을 격멸했으나 주위사람들의 시기로 드러나지 않자 병중임에도 항의 서한을 올린다.

이때 《난중일기》에 본격적으로 원균에 대한 경멸이 혐오로 바뀌어 나타난다. 1595년에는 아예 원균을 조선 수군에 두지 말라고 상소를 올리기 까지 할 정도였다. 일본군의 반간계와 선조의 질투에 가까운 콤플렉스 때문에 백의종군을 하게 된다. 그 후 1597년 정유년 7월16일 원균의 지휘아래 출격에 나선 조선 수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를 하고 만다. 같은 조선 수군인데도 이순신은 승리를 거두는데 원균은 패배한 것을 보면 지휘관의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가 있다. 그만큼 지휘관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전투로 인하여 이순신이 어렵게 모아놓은 300여척의 배가 전부 사라지다시피 했다. 단 한 번의 전투로 조선 수군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으나, 배설이 전함 12척을 수습해 장흥으로 퇴각 했는데 ‘명량’이란 영화에서는 배신을 하여 도망간 것으로 비춰졌었다. <3편으로 계속>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