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일 들꽃바람 농원 대표

가을이 왔나 보다. 여기저기서 국화축제가 한창이다. 국화축제장 사이사이 보라색으로 장식된 사초류들도 자리를 하고 있다. 오늘의 소개 식물은 사초목이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여기저기 무분별하게 심고 있어 우리 토종들이 조금은 걱정이 되는 도입식물이다. 한 번쯤은 깊이 있게 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반인들의 정원에도 사초류를 다양하게 심고 있다. 필자도 몇 품종 키우는데 상당히 매력적인 사초류도 있어 종류와 함께 특성을 소개해 보려 한다.

현재 많이 유통되는 사초 종류엔 주로 카렉스(Carex) 와 그라스(grass)류가 있다. 카렉스는 대사초 종류이며 그라스는 잔디 종류인데 너무 깊은 설명은 생략한다. 사초과(莎草科 Cyperaceae)로 전 세계의 습한 지역에 분포하는 벼풀처럼 생긴 풀로 이루어진 90여 속(屬)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의 모든 종은 바람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일어난다. 전반적으로 이 목 식물은 경제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몇 종은 주목할 만하다.

1)핑크뮬리

벼과 쥐꼬리새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여름에 자라기 시작해 가을에 분홍색이나 자주색 꽃이 핀다. 같은 벼과 식물인 억새와 닮아서 분홍억새라고도 한다. 가을철 바람에 흩날리는 풍성한 분홍색 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머리카락 같은’ ‘머리털의’라는 뜻의 라틴어 ‘Căpilláris’에서 유래했다. 이름처럼 가을에 꽃이 피면 산발한 분홍색 머리카락처럼 보인다. 높이 약 30~90cm까지 자란다. 잎은 녹색으로 길고 납작하다. 빽빽하게 덩어리로 뭉쳐 자라는 특성이 있다. 폭은 60~90cm 정도다.

긴 녹색 잎은 여름에 자라기 시작해 가을에 꽃이 핀다. 꽃은 길게 꽃차례를 이루며 만발한다. 꽃색은 분홍색, 자주색, 보라색이다.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적당히 습한 곳이 좋지만, 건조에 강해 척박한 토양에서도 시들지 않는다. 질병에도 강하며 그늘에서도 잘 버티는 편이다. 모래나 바위가 많은 숲이나 초원에서 발견할 수 있다. 꽃이 아름답고 관리가 쉬워 정원 식물로 재배하기도 한다.

2)팜파스그라스

줄기는 총생하고 높이 1~3m 정도 자라는 다년생 숙근초이다. 큰 것은 6m 정도 자라고 잎은 대부분 근생 하며 좁고 길다. 잎 가는 억세고 뻣뻣하여 만지면 손이 베기 쉽다. 잎은 회백록색이며 자웅이주로 암꽃 이삭은 흰색 또는 분홍색이다. 정원용, 꽃꽂이용으로 이용된다. 원산지는 남아메리카로 24종이 난다. 꽃줄기의 높이는 3m나 되지만 보통에는 줄기에 달린 장대한 이삭만을 이용하고 있다. 꽃이삭을 직립시켜 비단 실처럼 요염하고 아름다운 작은 이삭을 피우기도 해서 형태의 변화를 주는 등 꽃이삭을 상하로 떼어 키를 낮게 매스하기도 한다.

파종은 미세 씨앗으로 복토를 하지 않는다. 10cm 포트에 배양토를 채우고 씨앗 7~8개를 올려놓는다. 저면관수를 하거나 씨앗이 유실되지 않도록 입자가 고운 분무기로 관수한다. 발아 즉시 양지로 옮겨서 웃자람을 방지한다. 겨울에 -5도 이상을 유지해줘야 하므로 노지 화단의 경우는 짚으로 덮어주어 동해를 방지한다. 화분에 키울 경우는 좀 큰 화분에 심어 겨울동안 베란다에 둔다. 토양은 가리지 않으나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꽃은 3년 후부터 핀다.

김훈일 들꽃바람 농원 대표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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