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서울 중심부 세종로에 세워져 있다. 세종대왕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우리 조상들 중에 자기 직계 빼고 누구를 가장 존경하느냐고 물으면 세 명 중 한명은 이순신 장군이라고 대답 할 것이다. 그의 업적이 말해준다. 우리의 여사 속에서 이순신 장군만큼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여 영향을 미친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이순신이 활약했던 임진왜란 때도 많은 장군들이 있었지만 왜 이순신 장군만을 많은 사람들이 존경할까? 몇 가지를 알아보자. 당시 조선은 건국 된지 정확히 200년이 되었다. 200년 동안 작은 침략은 여러 번 있었으나 큰 전쟁은 없어서 나라가 국방에 해이해진 상태였다. 조선은 이렇게 평화로운 상태로 국방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 반해 일본은 1543년 포르투갈 상인에 의해 철포(鐵砲:뎃보)가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새의 주둥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조총(鳥銃)이라고 불렀다. 일본은 전국시대가 마감되고 오다 노부나가를 중심으로 전국이 통일되어 에너지를 주체를 하지 못하고 있을 시기에, 우리나라 조선에서는 미개지역으로 취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모방의 천재 일본은 그때부터 우리 조선을 앞서기 시작한다. 당시는 중국을 중심으로 문화가 형성되었으며 당연히 조선을 통하여 일본으로 문물이 전달되었으므로 우리보다 한 단계 아래로 보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일본은 전국시대 막바지에 조총을 실전에서 사용하여 그 성능 실험까지 마쳤던 단계였다. 우리나라에 쳐들어왔을 때 조선의 최고 장수는 신립(申砬)장군이었다. 신립장군 마저도 조총의 위력을 알지 못하고 그 유명한 탄금대로 전투 장소를 유인하면서 “조총이 쏘는 대로 맞는 다더냐” 하면서 조총에 탄약을 장전할 때 화살은 세 번을 쏠 수 있어서 활로 싸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처절한 패배로 신립마저 탄금대에서 사망하자 선조는 몽진하기로 결정한다. 신립 뿐 아니라 육지에서 전투만하면 모조리 패배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해상을 이용해 일본은 군수품을 전달 받아야 되는데 이순신이 장악한 해상에서 패배하는 바람에 보급로가 차단이 되었다. 보급품을 받지 못한 일본군은 거의 고립상태에 직면하고 만다. 한편 선조임금은 평양성을 거쳐 의주까지 몽진을 한 다음 명나라에 구원을 요청한다.

이순신의 활약으로 조선군의 사기가 수륙에서 오르고 충청도, 황해도, 경기도에서 활동 중인 일본군은 보급품이 차질을 빚게 되란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 이때 김시민의 진주성 전투와 이순신이 이끄는 수군의 활약으로 호남의 곡창지대를 고수함으로 조일전쟁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공적이 인정되어 삼군수군 통제사에 임명되었지만 1597년 일본의 술책과 당쟁에 휘말려 하옥되고 만다.

그러나 후에 원균이 이끄는 수군이 칠천량 해전에서 전과 같은 군인을 대동하고 싸웠으나 대패하는 바람에 이순신이 아니면 수전에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재기용한다. 이때 영웅의 진가가 보인다. 이순신의 가장 유명한 명언이 나오는데 “전하 저에게는 아직도 12척의 군함이 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면 오히려 막아낼 수 있습니다. 지금 수군을 모조리 폐하신다면 이는 적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전투선이 비록 적다고는 하나 미천한 소신이 아직 죽지 아니했으니 적이 우리를 감히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명량해전을 앞두고 최후의 결전이라 생각하여 비장한 각오로 선조임금께 올리는 장계의 내용이다. 이순신의 명언 중에 최고로 역사적으로도 많이 인용되는 글이다. 이때 13대 133으로 결전을 치렀으나 결과는 대승이었다. 이듬해 8월 일본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을 계기로 철군을 하기 시작했다. 명나라 수군제독 진린은 전쟁을 기피하며 물러가는 적을 그냥 두자고 했다.

그러나 우리 조선을 유린한 일본군 한사람도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진린을 집요하게 설득하여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일본군도 철군을 준비하며 최후의 결전으로 맞붙는다. 일본 수군 500여척 중 300여척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둔다. 이해전이 유명한 노량해전으로 이순신 역시 이 전투에서 적의 유탄에 맞아 숨을 거둔다. 이순신은 조선 최고의 명장이자 세계 해상전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구국의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순신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400여 년 전에 일본에게 국권이 침탈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순신은 이름 없이 죽어간 의병들과 더불어 조선을 위기에서 구해낸 위대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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