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희 영광군남중학교 교사

작은학교에 대한 로망은 여러편의 영화를 통해 만들어졌고 사람들은 작은학교라고 하면 아름다운 그림같은 학교를 떠올릴 것 같다. 그리고 이야기는 작은 시골학교에 부임해 온 선생님이 순수한 아이들을 만나 동화되어 가는 아름다운 내용으로 그려지곤 한다. 나 또한 그러했고 주변 지인들도 작은학교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다들 그런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학교의 현실은 사실 너무나 슬펐고, 그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너무나 안타까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아이들이었다. 교단일기를 써 보라는 권유를 받고 제일 먼저 떠올렸던 생각이 작은학교였고 처음 발을 내딛는 그 날부터 나의 고민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학교는 면단위 학생수 5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일컫는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교직원도 10명 남짓으로 정말 가족적인 분위기의 학교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고, 모든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고민이 무엇인지 등을 다 알고 챙겨줄만큼 서로가 깊이 유대감을 형성하며 생활하고 있는 학교이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 담긴 슬픔도 너무 쉽게 알게 되고 그러면서 그 아이들의 슬픔과 우리 학교의 슬픔이 항상 안타까움이란 이름으로 혼재되어 있다.

아이들 중 온전한 가정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학생들의 비율이 10% 정도이다. 대다수의 가정은 한부모, 조손가정 등으로 여러 가지 이유로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키울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조금은 소극적이고, 아주 조금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기에 사람에 대한 정을 그리워하면서 동시에 경계심도 강한 편이다. 선생님들과 쉽게 친해지기 어렵지만 또 친해지면 그만큼 정을 떼기도 힘든 관계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항상 부모의 마음으로 학생들의 기초기본 생활태도부터 하나씩 가르치고, 부모와 함께했어야 할 다양한 체험학습을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하며 내적 역량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그렇지만 작은학교를 만들어가는 선생님들과 열성적인 학부모님들의 의지와 다르게 나날이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다. 운송수단이 좋아지면서 부모님들이 읍에 거주하며 일터로 출근을 하는 형태가 되면서 학생들은 읍단위 학교로 몰리고 작은학교는 더욱 작아지고 있다. 일부의 부모님들은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작은학교를 찾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수가 적어서 학생수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읍단위 학생들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눈에 띄는 성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작은학교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군남중학교에서는 3개년동안 지속적으로 진로교육을 위한 꿈사다리학교, 진로적성검사, 나의 꿈 찾기 등을 진행하고, 인성교육 함양을 위한 인성캠프, 작가초청 강연, 문화예술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학습적 결손을 예방하기 위해 야간 공부방 행복학교 운영, 적성을 찾기 위한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 등 큰 학교에서 누릴 수 없는 수많은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은학교는 아직 참 많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열심을 다해 밝은 문화를 만들고 인성을 테마로 다양한 활동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복감은 그 어떤 학교보다도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습에 대한 경쟁력보다 중요한 것이 인성 경쟁력이고, 친구들과의 관계고 유대일 것인데 그것은 작은학교의 가장 큰 강점이기 때문이다. 작은학교의 안타까움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과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면 되돌아오는 학교가 바로 작은학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작지만 큰 행복을 줄 수 있는 학교. 그런 작은 학교가 되길 바래본다.

문경희 영광군남중학교 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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