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만약 정글에서 우리가 악어에게 다리를 물렸다면 어떻게 해야 가장 좋을까. 할 수 없이 다리 하나만 희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므로 결정적 순간에 포기해야하는 지혜로운 마음이 현명한 선택이며 시기에 따라서는 버려야 함을 강조한 것이 ‘악어의 법칙’이다. 본래 악어의 법칙은 투자 심리학 이론 중에 하나다. 투자를 하면서 계속되는 손해를 메우려다 더 많은 손해를 방지하기위해 예로 든 것이 악어의 법칙이다.

악어가 우리의 다리를 물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손으로 다리를 빼려고 뻗으면 손을 물릴 수 있다.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 치면 신체 범위는 더 많이 악어 입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이 상황에서 가장 작은 희생이 현재 물린 다리 하나만 포기하는 것이다. 이것이 잔혹한 ‘대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는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투자심리학에서 무거운 짐을 벗기 위한 이론으로 많이 인용한다.

우리는 삶속에서 손해를 보면서도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결정적 순간에 약간의 손해로 포기하게 되면 큰 손해를 막을 수 있으며 시기적절하게 버릴 줄 아는 사람이 다시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199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추이(Daniel Chee Tsui)는 친구들 눈엔 괴짜로 소문나 있었다. 그는 특히 정치 같은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책과 씨름하며 실험실이 활동 공간이자 놀이터였다.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가장 선진국의 첨단기술 연구의 전초 분야에서 일함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에는 ‘문외한’을 면치 못했다. 그래서 친구들 간에 고지식한 괴짜로 정평이 나있었다. 심지어 보통사람도 매일 이용하는 이메일 하나를 보낼 때도 비서의 손을 빌리지 않고서는 보낼 수가 없었을 정도로 컴퓨터에는 유치원 수준을 면치 못할 정도였다. 그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으면 “이 세상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저는 좇아갈 시간이 없습니다.”하며 웃어 넘긴다.

이런 괴짜인생 대니얼 추이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을 포기하다시피하고 오롯이 자신을 위해서만 귀중한 시간을 보내며 최고의 영예를 얻은 사람이다. 누구든지 인생의 한평생은 길게 생각하면 길다고 볼 수 있으나 반면 짧다고 보면 아주 짧다고 느껴지는 시간이 인생의 한 평생이다. 세상에는 좋은 것도 많고 멋진 것도 많고 더욱이 하고 싶은 것도 많다. 그런데 이 많고 많은 것을 어찌 욕심대로 할 수 있겠는가. 이때 포기하고 버릴 줄 아는 것이 삶속에 지혜가 된다는 것이다.

포기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오직 그것 하나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를 버리면 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또 다른 것을 얻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탐욕은 모든 동물 중에 인간이 가장 많다고 한다. 다른 짐승들은 현재 배가 부르면 잠을 자거나 먹을 것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 많다. 다람쥐 같은 동물은 도토리를 저장해놓고 약 5%정도밖에 찾지 못해 참나무가 무성해 진다. 그래서 다음세대가 또다시 무성해진 참나무의 도토리를 먹고 자라고 계속 선순환이 이루어져 자손이 번창 하게 된다.

포기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어떤 것을 얻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 원하는 것이 내 마음대로 얻어진다면 내게 필요하지 않은 멋지고 괜찮은 것도 버리는 것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욕심이 과하면 탐욕이 되는데 이 주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에게 가장 나쁜 버릇 중에 하나다. 어떤 때는 원하는 것을 굳게 잡고 놓지 못하므로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며 그 고통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초조함과 불안이 동반하기도 한다.

주위에서 우리는 이런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눈앞에 포기를 모르고 포기하는 고통을 두려워하며 결국은 짓눌리는 고통 때문에 피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보곤 한다. 인생을 길게 보며 융통성 있게 의식을 바꿀 줄 아는 사람은 포기할 줄 안다. 바꿀 줄 아는 사람은 진정한 승리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말하고자하는 악어의 법칙의 요점이 바로 포기할 줄 아는 것이다.

한쪽 다리를 포기한다고 목숨마저 잃는 것은 아니다. 한쪽 다리를 포기해서 잃더라도 살아서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악어의 법칙이다. 물린 다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고 한다면 다리를 잃으면서도 더 긴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인생의 한 평생은 긴 여행자와 같다고 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수많은 선택을 우리는 해야 한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빨리 판단을 해서 포기해야 할 것인지 포기를 해서는 안 될 것인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인간의 지혜다. 이때 우리는 포기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분명이 있다. 그러나 뭔가를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된다면 포기로 인해 더욱 많은 것을 얻게 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의 삶이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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