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형진 영광군청년센터장

고난을 이겨낸다는 건 심리학적으로 자기 통제력으로 표현이 된다. 내가 하고 싶지만 지금 당장의 욕구를 누르고, 견딜수 있는 힘이 ‘자기 통제력’이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 자기통제력을 훈련하고 발휘, 직장과 사업장은 물론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견디고 성장하고 목표한 바를 이뤄내고 산다.

그런데 그 자기 통제력이라는 것은 혼자 뚝 떨어져서 발휘하기에는 참 힘든 것 같다. 혼자의 통제력을 가지고 자신의 욕구를 누르는 것보다 환경의 통제에 의해서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 오히려 편안하고 더 강한 통제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군대시절 약 10Km를 완전군장으로 구보를 한 적이 있다. 난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물론 힘이 세지도 않았다. 약 30kg의 무게를 지고 10km를 구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거의 다리를 질질 끌며 겨우 따라가는 상황이었다. 도착을 200~300m 남겨둔 지점에서 구토를 해가며 동료들과 완주했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혼자였다면? 쉬지 않고 10km를 30kg의 짐을 들고 완주할 수 있었을까?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여성분들은 아시겠지만, 출산 시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견디며 자연분만에 성공하신 어머니들이 만약 혼자 집에서 아이를 낳았다면 어땠을까? 질문이 주어진다면 쉽게 “YES!” 하기는 쉽지 않으실 것이다.

그래서 고난의 시간에는 함께 하는 공동체가 정말 필요하다. 몇 년 전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금장 도전자들과 혹한의 날씨에서 3박4일간 영광을 종주하는 탐험활동을 진행했다. 매일 20~30km를 도보로 종주 했다. 그 추운 날 밖에서 식사를 해결했으며, 밤에는 영하 10도로 곤두박질치는데도 텐트를 치고 야영을 감행했다.

사실 그 탐험활동에서 가장 신체적으로 힘들었던 건 인솔자인 나다. 오른쪽 다리의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을 받았던 필자는 추운날씨가 되면 수술부위가 불편해진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건강한 왼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결국 탐험활동 2일차를 마친 시점에서 다리가 아파 절뚝거리기 시작했다. 야영을 위해 텐트에서 잠을 자고 나면 온몸을 누가 밟고 지나간 것처럼 온몸이 묵직했다.

하지만 대단한건 그 탐사 활동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함께 좋은 추억이라도 되는 양 하루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고, 도보 종주 후에도 야외에서 식사준비와 뒷정리까지 거뜬하게 해냈다. 잠을 잘 때도 필자는 계속 깨면서 너무 힘든 잠자리인데도 청소년들은 잘 잤다며 아침을 준비한다.

그런데 만약 그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캠프를 했다든지, 혼자 했다면 그 시간을 그렇게 즐겁게 보낼 수 있었을까? 친구와 함께라면 힘들고 어려운 일도 거뜬하게 넘어 갈수 있는 것이 청소년기의 특징이다. 또한 그렇게 극복해낸 고난의 경험은 아이들을 한층 성장시킨다.

어려운 일을 만나도 해야겠다는 마음과 친구와 함께 하는 힘으로 그 일을 이겨나간다면, 다음의 성장 단계에서 앞에 나타날 고난이 생기면 우리 청소년들은 또 친구들과 함께 그 고난을 극복할 것이다.

고난 극복의 경험은 그렇게 아이들을 어른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후보가 낸 책중에 이런 제목의 책이 있다.

집밖에서 더 잘 자라는 아이들.

청소년시기 부모에 대한 거부감과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고 싶어 하는 매우 정상적인 성장 단계이다.

이때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게 하는 것은 온실안의 화초로 아이들을 키우는 모양이 되며, 결국 그 온실안의 화초는 자신을 스스로 지킬 힘을 갖지 못해 부모에 의존하는 청장년이 되어 나중엔 자식이 아니라 원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고생공부, 바로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전공필수과목이다.

국형진 영광군청년센터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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